남자와 같이 세우는 계획

1. 남자는 앞으로 같이 살 집으로 입주를 했다. 하지만 방세가 비싸서 3달 정도 살고나서 결정해야할 듯. 아무튼 3달 후에는 중국 혹은 독일에 석달 정도 가 있어야하니 그때는 방에 세를 주고 돌아올 때 결정하면 되겠다. 아마 세를 놓는다면 룸 쉐어 형태로 나눠쓰기 때문에 생활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역동적이 되겠지. 이사 들어갈 집에서는 류블랴니챠 강이 내려다보이고, 방이 많고 천장이 높고, 큰 지하실이 있다고 한다. 지하실은 레고블럭으로 가득하다고. 아 이 남자 덕후 중에 상덕후라는 양덕후였어 어쩜 좋아.


2. 중국에 가면 중국 파견비로 1000유로, 집을 세줘서 받을 돈 1000유로가 한 달 수입. 좋은 점은 한국을 드나들기 편하다는 거, 아마 도시는 쳉두(성도), 센양(선양), 샹하이 중에 하나가 될 듯. 가서 중국을 열심히 돌아다닐 생각은 없고, 책 읽고 사이좋게 밥해먹으면서 집에서 퍼져있기로 했다. 대신 틈틈히 들어와서 한국 여행을 제대로 할 계획. 둘다 새가슴에 한달 간의 동남아시아 여행에서 너무 데인 남자는 중국 여행에 대해 별로 끌리지 않는 것 같다.


3. 독일에 간다면 역시 집을 세줘서 받을 돈 1000유로에 적은 인턴 월급. 아마 생활이 중국에서 지낼 것보다는 많이 빡빡하겠지.


4. 남자네 가족들의 반응

남자네 가족들은 그냥 신기해하면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살다보니 별 웃긴 걸 다보는구나'의 맥락으로) 특히 할머니가 아주 좋아하신다고. 그 외의 사람들은

"그럼 그 여자 개 먹어?"
-쥐 먹는 주제에 말이 많구나

"오오~ 노스?사우스?"
-아마 평생 노스 코리아에서 온 사람을 봤다면 아마 김정남 김정철 김정운 중의 하날게다. 축하한다. 왕족을 봤구나.

내지는 가장 인기있는 질문인 "그 여자 응응이 좁아?"
-내가 그거 너한테 확인시켜줄 순 없잖아. 알아서 연구하렴.


5. 우리 가족의 반응

충격에 빠져있다가 나를 말릴 수 없다는 걸 아시고 포기 상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아버지 가족>
"가난한 나라라며?"
-우리나라보다 1인당 GDP 높아요.

"가난하다던데?"
-우리나라보다 잘 산다니까.

"슬로바키아?"
-아니야.

"세르비아?"
-틀려.

<어머니 가족>
"낚인 거 아냐?"
-...혹시 그런거라 돌아오면 열심히 살게요. 진짜 열심히.


6. 남자의 새로운 취미
버섯따기.
그리고 난 내년 6월까지 이 많은 버섯들의 생김새를 익혀야한다. 그 나라의 식용버섯 리스트.


7. "사랑(그)해 마나요, or 사랑(그)해 마니요?"
-굳이 고르자면 마니요.

by 양몽구 | 2009/10/05 02:00 | everyday life | 트랙백 | 덧글(6)

성폭력에 대한 은유에 부쳐

"나영이 사건, 분노로만 그치지 마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소장

의 대담 내용을 정리한 기사이다. 성폭력, 아동성폭력을 다루는 언론과 여론의 태도에 대해 우려할 만한 점을 지적하고 있어서 가져온다.

◆ 이윤상 > 저도 언론을 통해서만 본 이야기인데, 사실 저희가 현장에서 지원하면서 사건 중에는 이렇게 알려지고 언론화 되고 이런 사건들이 물론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사실 우리 시민들 모두 너나할 것 없이 굉장히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죠. 그런데 이런 분노만을 직설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사실 정작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저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좀, 매우 회의적이거든요.

◇ 김현정 앵커 > 무슨 말씀이실까요?
◆ 이윤상 > 우리가 정말로 피해자가 이런 상태를 치유하고 극복하고 이런 문제와, 그 다음에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어떤 일을 해야 되는가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떤 치유라든가 재발방지라든가 이런 데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것이고.


최근에 있었던 소위 '나영이사건'에 대한 보도와 그에 대해 공분을 터뜨리는 사람들의 태도,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이 사건은 '시사기획 쌈'에서 다루어지고, 또 범죄의 자세한 정황이 인터넷 상에서 공개가 되고 퍼날라지면서 전국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위 대담 내용은 그에 대한 논의가 분노 이상으로 발전되어야함을 지적한다.

1. 이제 대중은 누구든지 원한다면 인터넷 상에서 자세한 사건정황에 대한 기술을 볼 수 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나는 그 정보를 유출하거나(만약 이게 tv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의 의사에 의해 공개된 것이라면 문제가 안되겠다) 그 내용을 기술한 사람은 큰 잘못을 했다고 본다. 어떤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의도는 이해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적절한 수준의 간단한 사건에 대한 기술 이상이 필요하지는 않다. 분노하기 위해서, 혹은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의식화 운동을 위해서 모든 정황에 대한 자세한 기술을 읽어야하는가? 나는 우리 사회가 그 정도로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기술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배려도 찾아볼 수 없다. 정말 건조하게 사실만 기술이 되어있다고 생각하는가? 몇가지 표현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다.

2. 범죄 상황의 기술이나 자세한 사건 정황을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도 2차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성폭력 상담소에서 사소한 (여기서의 의미는 강력범죄에 들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성희롱 범죄의 비밀 보장을 약속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후에 구체적인 정황이 포함된 사례로서 교육자료로 사용할 때는 피해자의 신변이 드러나지 않는 수준이라도 피해자에게 허락을 받아야한다. 이유는 모든 사생활이 그래야하겠지만, 성에 관련된 사건은 본인의 중요한 정체성과 관련된 내밀한 사건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3. 사건에 대한 은유. "여성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살인보다 더 나쁜', '영혼과 몸을 파괴하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같은 표현에 대해 생각해보자. 저 위에 링크된 기사에서도 '장기의 몇%를 상실한'의 표현이 나온다. 아니, 몇 퍼센트인지가 중요한가. 왜 그렇게 강박적으로 저 숫자에 연연해 하며 기사마다 기록하고 있는가.
인권관련 문제를 다룰 때는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어휘의 사용 뿐만이 아니라 은유의 사용에 있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큰 범죄를 겪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존자'로 부르자는 의견이 있다. 그리고 많은 범죄 피해자 관련 인권운동에서 그에 대한 의식화 운동을 진행해 왔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생존자로 하여금 범죄의 기억과 피해를 가지고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 그들의 신체적, 심리적 회복을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피해자/생존자가 겪은 사건이 인생에 걸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생존해 있으며 큰 사건을 겪고도 생활하고 있는 용감한 주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술 방법이 바뀌어야한다. 범죄자가 일시적으로 피해자/생존자의 인권을 전유하게 만든 것에 모자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정의까지 대중이 전유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나쁜 표현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살인보다 더 나쁜'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생존자 주체가 발화하지 않는 한 이러한 표현이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피해자/생존자의 삶을 지금 여기 존재하지 않는 것만도 못하게 만든다.)


by 양몽구 | 2009/10/02 14:41 | not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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